견토지쟁
견토지쟁이라는 말은 개가 토끼를 잡기 위해 맹추격을 벌이던 끝에 힘이 빠져 둘다 죽자 다른 쪽이 어부지리를 얻게 되었다는 우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어느날 개가 토끼를 발견하고 그것을 잡기 위해 추격을 시작했다. 개의 추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토끼는 죽기내기로 달렸다. 달리기에서는 자신있다고 하는 개와 토끼가 쫓고 쫓기우면서 산을 오르내리고 돌고 돌면서 몇바퀴 휘돌다나니 맥이 완전히 진하고 말았다. 더이상 달릴수 없었던 개와 토끼는 근거리에서 쓰러져 죽고 말았다. 이 광경을 바라보던 농부는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그것들을 구럭에 넣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인간사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개가 토끼를 잡기 위해 추격전을 하는데 난데없이 까마귀가 나타나 토끼의 길을 방해하는 바람에 개만 이득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인간까마귀가 바로 최근 정가에서 3당합당이라며 새롭게 등장한 민생당이다.
민생당은 지금 총선을 겨냥해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고 저들도 이 기회에 한몫 보려는 야심밑에 「제3의 길」을 표방하면서 민심쟁탈전에 나섰다. 그들이 내든 「진보」도, 「보수」도 아닌 「제3의 길」이라는 것은 이미 민심의 배척을 받은 것이고 현실성도 없는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들이 굳이 「제3의 길」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해서나 민심을 유혹하고 금뱃지를 달아보기 위해서이다. 금의환향을 노리고 목적과 지향이 다른 정객들이 합종연횡하며 한 우리안에 들어가 민심의 지지를 호소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진보세력의 표를 갉아먹는 자해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민생당이 더불어민주당과 1대 1의 대결구도를 형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니 참으로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진보정당들의 분열을 꾀하는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과 대결을 벌이는 민생당의 출현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된다.
까마귀가 개의 추격에서 벗어나려는 토끼의 달리기에 방해를 놀면서 이득을 챙겨보려던 것이 오히려 개에게만 어부지리를 주는 것과 다를바 없다. 까마귀는 개와 협공하자고 약속한 것도 아니지만 까마귀의 훼방에 토끼는 개에게 잡히고 까마귀는 허탈한 모양으로 눈알만 디룩디룩 굴리는 장면이 눈앞에 보이는 듯 하다.
인간까마귀의 우화와 같은 실화를 연출하는 민생당의 작태에 사람들은 괘씸한 생각을 금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