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을 맞으며
오늘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다.
여성의 권리를 만끽하며 더없이 즐겁게 보내야 할 이날이다.
하지만 내 마음은 쓸쓸하고 괴롭기만 하다.
3년전 산재로 남편을 잃고 홀몸으로 어린 두 자식을 키우다보니 편한 날이 하루도 없다.
비정규직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해왔는데 그마저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면서 삶은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다.
이것이 어찌 나 하나의 처지라고만 하랴.
이 땅의 수많은 여성들이 나 같이 삶을 짓밟히고 있다.
여성취업율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고, 그나마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이라 똑같은 일을 하고도 남성들이 평균 100만원의 임금을 받을 때 67만원도 못 받는다. 게다가 결혼, 임신, 해산 등을 이유로 해고당하기가 일쑤다.
더욱이 각종 성범죄나 데이트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고,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나 가부장적 가족제도 등 문화적 영역의 문제는 일일이 언급하기조차 힘들다.
여성을 억압하고 성차별이 만연한 이 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여성들은 또 얼마나 부지기수인가.
이에 대해 한 여성인권 활동가는 『혐오의 정치판에서 여성과 소수자의 존재는 가려지고 우리의 정치적인 말들은 묵살되는 참혹함이 잔인』하다며 『일터에서의 차별, 성폭력, 성적 대상화 등 여성의 삶에는 하루하루에 견디고 싸워야 할 차별과 혐오가 많다, 이러한 일상은 자본주의 억압구조의 문제』라고 성토했다.
정말이지 불평등한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 태어난 것부터 잘못이라는 탄식밖에 안나온다.
문득 한 출판물의 글이 떠오른다.
『북의 여성정책은 해방직후부터 남여평등권을 보장하는 법율을 제정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으며 여성들에게 사회적으로 실질적 평등을 주고 있다』
실지 북의 여성들은 남성과 똑 같은 평등을 누리는 것은 물론 여성으로서의 특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북을 다녀온 한 여성이 나에게 평양산원을 돌아본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여성들이 산원에서 아무 불편없이 아이를 낳고 무상으로 치료받고 있으며 세쌍둥이를 낳아 키우는 여성들에게는 국가에서 담당의사와 함께 주택, 가정필수품들도 제공해주고 있다는 그의 말에 나도 처음에는 잘 믿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었다.
오늘 북에서는 여성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권리를 보장해주는 법과 시책들이 거듭 베풀어져 여성들 모두가 삶의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언제면 이 땅의 여성들도 여성의 존엄과 권리를 마음껏 누리며 인간답게 살 수 있겠는지.
북과 같은 여성들의 지상낙원에서 하루라도 살아 보고 싶다.
여성의 날을 맞고 보니 그 생각이 더 간절해 진다.
대전 김복순